[Think] 2024년 회고 및 2025년 목표
지난 2024년
올 한해는 즐거움과 에너지로 시작해서 슬픔과 혼란으로 가득한 시기였다. 매 순간은 행복과 속상했던 기억이 함께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비율이 많이 차이가 나는 한해였다. 그 과정에서 내 회사에서의 삶이나, 내 개인의 삶에 변화가 많이 있었던 한 해였다.
24년은 삶의 우선순위가 뒤죽박죽 섞인 느낌도 있다. 연말의 혼란스러운 감정으로 인해, 더 이렇게 느낄 수도 있지만, 많은 여유가 사라진 느낌이기도 하다.
희망퇴직의 여파.
올해 가장 큰 이슈는 희망퇴직이었다. 아침에 서비스 배포가 있어, 다른 개발자와 함께 6시에 출근해서 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배포가 끝날 무렵인 아침 10시쯤에 갑자기 전사 메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받았다.
희망퇴직 메일을 읽었을 때는 "아 이 대상이 우리 팀은 아니겠다"라는 생각이 많았다. 함께 번개나 점심, 저녁, 회식도 자주 하면서 서로 개인의 이야기를 자주 나누면서 서로 좋은 팀이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큰 불만은 없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희망퇴직으로 받게 되는 비용이, 엄청나게 많지는 않았다. 처음엔 우리 팀과는 무관한 일이라 여겼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 메일이 있고 나서, 바로 결심을 한 사람부터 마지막 날까지 고민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 결과로 우리 팀은 희망퇴직으로 14명 중에서 팀장님을 포함해 8명이 나갔다. 팀 내 워킹그룹 기준으로 판매자 담당의 개발자 4명 중 나를 뺀 모두가 퇴사했다. 지마켓의 Tech 본부에서 가장 많이 퇴사한 팀이 우리 팀이었고, 블라인드에 팀 이름이 잠시 올라올 정도로 여파가 있었다. 남은 6명도 3명은 다른 팀을 갔고, 새로운 팀장님과 기존에 다른 팀에 있던 시니어 3명이 오셨다. 내가 아는 사람들도 많이 나갔고, 친한 사람들도 계속 회사를 떠나갔다. 같이 웃고 지내던 사람들이 다 사라졌고, 내가 처음에 왔을 때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 사라졌다. 사실상 새로운 회사에 온 느낌이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나도 희망퇴직에 대한 생각을 뗄 수는 없었다. 그러나 난 희망퇴직을 선택하지 않았고 후회하지 않는다. 그에 따라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 당시에 빅스마일데이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 빅스마일데이를 개발 실무자로서 잘 마무리해야 하는 책임감이 있었다. 나간다면 서비스가 나가지 못했을 것이고 많은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 성인으로서 경제적인 문제와 결혼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많았다.
- 회사에 충성심을 떠나서, 힘들 때 내 첫 회사를 버리기 싫었다. 그리고 힘들 때 기회가 있다고 여전히 믿는다.
- 내가 불리한 상황에서 면접과 이직을 준비한다면, 마음의 여유가 없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 내가 그냥 나갔을 때, 정해지지 않는 삶의 루틴은 게을러질 수밖에 없다고 느꼈다.
- 회사에서 받는 대우만큼 다른 회사에서 받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갔을 때 얻을 부분도 당연히 있다고 생각했다.
- 강제로라도 자극을 받았을 거다.
- 열심히 새로운 방향을 찾았을 것 같다.
- 6개월 내로 새로 이직하면, 어느 정도의 돈에 여유자금, 휴식 시간을 얻을 수도 있다.
지나고 보니 언젠가 헤어질 팀이었으나, 근 2~3년 동안 팀이 유지되었기 때문에 이별에 대해 생각을 안 했던 것 같다. 그러나 결국 헤어짐의 시간이 왔고, 덕분에 많은 자극을 받았다. 지금에서 받아들여지는 현실은 나에게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시점이 된 것 같다.
우리 팀을 보내며, 많이 힘들었고, 많이 울었었다. 나가는 사람들에게 한권의 책과 편지를 쓰고 보냈다. 내 마음이었고, 내 기억이었던 것 같다. 나도 말과 행동이 서툰 사람이라, 글이 더 편했던 것 같다. 각자 나갈 이유가 있었고, 판단한 근거가 있었다. 그러나 각자의 결정 방향이었기에 더 좋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그 삶을 여전히 존중한다.
한 해의 마무리가 돼서도 회사는 여러 소식으로 혼란스럽다. 알리랑 합친다는 소식이 갑작스럽게 전해졌다. 여전히 회는 희망퇴직의 여파가 분위기를 자극한다. 많은 사람은 이직을 준비하고, 많은 사람이 회사에 더 큰 일이 생기지 않겠냐는 걱정이 가득하다.
업무는 어땠는가.
올해 업무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잘 마무리했던 것 같다. 특히 일정 관리를 하는 방법을 많이 배웠다. 업무의 강약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웠고, 하고자 하는 바를 같이 하며, 혹사하지 않는 방법을 배웠다.
그렇기에 업무를 잘 마무리했던 것 같다. 물론 더 할 수 있었는지 생각해 보면, 더 할 수 있었겠지만, 앞으로의 긴 마라톤과 같은 업무에서 어떻게 템포를 조절하는지 알아가는 것 같다.
오 상반기에는 회사 내 발표도 진행했었다. 작년 한 해의 ESM 개편에 이어, 올해도 ESM 개편을 이어서 마무리했다. 우리 팀이 가장 빨리 개편에 참여했고, 열심히 팀원들과 함께 노력했다.
하반기에는 빅스마일데이를 준비한다고 바쁘기도 하고, 팀 담당자가 다 나가서 혼자 도메인의 모든 서비스에 대응했다. 서비스를 진행하며, 모든 CS와 서비스 개발 등의 방향이 몰리기도 해서 힘들기도 했다. 그중에서 제일 힘들었던 사실은 일 이야기를 같이할 동료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처럼 올 하반기는 많은 생각으로, 우선순위를 조절하기도 어려웠고 에너지도 많이 떨어진 시기였다. 물론 나 또한 그 에너지를 다른 쪽으로 집중한 것이기에, 후회하지 않는다.
앞으로 더 회사 생활을 지내면서, 더 살아남고 성장하는 길로 가고 싶다. 그러나, 더 장기적으로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더 우선이라 생각된다.
개발을 떠나, 문화생활 중.
상반기에는 회사 동호회 활동도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동호회 분들이랑 스키장도 1박 2일로 갔다 오고, 또 여러 활동을 했다. 서바이벌도 하고, 여러 재밌는 활동을 했다.
올 한해도 열심히 노래를 배웠다. 처음 노래를 배웠을 때 비해 많이 실력이 늘었고, 어떻게 노래를 불러야 하는지 알았다. 회사 밴드부 동호회에 놀러 가서 구경해보기도 하며 경험을 얻었다. 그렇게 노래를 배우면서 원하는 정도까지는 올라왔고, 노래보다는 또 다른 관심사로 넘어가고 싶은 생각이 많아 연말이 되며, 보컬도 정리했다.
올 한해 열심히 했던 것을 두 가지로 꼽는다면, 하나는 요리이고 하나는 미술 활동이다.
집에서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고, 손님을 초대하는 일도 즐겼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요리를 해주는 거에 행복을 느끼기에 많이 요리를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요즘 물가가 비싸서 도시락을 많이 싸서 다니기 때문에 반찬 고민을 하며 여러 요리를 한 것 같다. 여자 친구가 반주겸 술과 요리를 좋아해서, 더 여러 요리를 해 먹었다.
미술 활동은 좀 더 다양하게 경험을 한해였다.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고, 그림 자체를 배운 시기였던 것 같다. 미술 경매에 대해 수업을 듣고, 서울 프리즈와 키아프 서울을 갔다 왔다. 팀장님 덕에 VIP 초대권으로 가보기도 했는데, 유명한 분들을 볼 수 있는 경험은 너무 좋았다.
(물론 돈이 없어서 사지는 못했지만.... 눈 호강은 했다)
정기적으로라도 한번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말고도, 올해 배운 내용 중 하나는 라이프 드로잉이고 하나는 도예였다. 라이프 드로잉은 기존에 미술 기법에 좀 기초를 쌓을 수 있어서, 빠르게 그림을 그리고, 구도를 파악하는 부분을 배웠다. 도예는 손으로 하는 일이라 한번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는데, 기회가 돼서 해볼 수 있었다. 그 말고도 여러 공방을 다녔는데, 그래도 한해가 알찼던 경험이었던 것 같다.
올 한 해는 여행도 많이 갔다.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다. 함께 같이 하며, 차도 사고 여행도 자주 가게 되었다. 새로운 곳을 많이 갔고, 많이 쉬었다.
올해의 반성.
매년 한해를 돌아보면 반성할 내용이 많지만, 올해는 좀 더 많은 것 같다.
일단 하반기에 책을 너무 못 봤다. 상반기에는 도서관도 열심히 다니고, 책을 재밌게 읽었는데 하반기가 되면서 많이 읽지 못했다. 한해 책 목표를 최소 50권에서 100권 정도로 생각했는데, 지나 보니 25권 밖에 읽지를 못했다. 하반기는 바쁘다기보단, 책이 눈에 잘 안 들어온 것 같다.
다시 러닝과 헬스도 다니기 시작했다. 주에 주기적으로 한두 번은 달리고 있으나, 겨울이 되니 잘 뛰지 않게 되고, 헬스도 주에 두세번 정도만 가게 된 것 같다. 조금 더 열심히 운동하고, 더 관리해야 하는데 그 부분을 더 잘 챙기지 못한 게 아쉽다. 몸무게는 개인적으로 중량을 하는 게 목표였는데, 생각보다도 더 쪄서 이제는 좀 당황스러운 정도인 것 같아 이 부분이 더 반성의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삶에 가치 중 하나는 발전이고, 매일 공부해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함을 믿는다. 꾸준히 공부하고 개인 프로젝트를 해보면서 더 공부해야 한다고 느끼는데, 이 부분을 항상 많이 놓치고 사는 것 같다.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다들 각자의 길을 가는 길에 나 또한 서 있음을 느낀다. 나도 더 열심히 살고, 더 열심히 경험하고, 부딪혀야 새로운 문제에 잘 대응할 능력이 생길 거라 생각된다. 세상은 팍팍해지고, 노력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세상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사회에서 여러 인연이 생기는 것이 느껴진다. 이 사람들을 잘 챙기는 것도 하나의 책임이라고 생각이 드는 올 한 해가 되었다.
2025년을 맞이하며
과거 나이로 30살이 된다는 것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주변 사람이 볼 때도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이고, 나 또한 나이를 먹어간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 사람들도 하나하나 결혼을 하고, 자리를 잡아간다. 각자의 삶은 편안할지도, 위태로울지도 모르지만 나 또한 자리를 잡거나 마지막 도전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치열하게 커리어로 싸워야 할 시기인 것 같다. 경제가 불황이기에 더 열심히 살아야 하고, 더 대비해야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개발자로서
기술은 발전하고, 경쟁은 높아지고, 단가는 낮아지는 현실인 것 같다. 작년부터 올해, 내년까지 내 마음속에서 가장 생각을 많이 하는 단어 중 하나는 "생산성"이다. 받는 돈이상으로 돈을 벌어야지, 시장 경제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경쟁력이 없으면, 시장에서는 도태되고, 더 잘해야지 앞으로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 같다.
요즘에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다음과 같다.
첫번째로, 시장에서 원하는 기술을 가지자는 생각이 많다. 퇴사를 하지 않더라도, 시장에서 원하는 기술을 쓰고, 경험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 기술을 잘 알고, 기술적으로 많이 안다의 목표보다는 효율적으로 잘 쓰는 사람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효율적으로 다른 사람이 10일 걸릴 일을 하루안에도 해결할 수 있는게 개발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GPT 를 포함한 AI를 잘 쓰는게 그 경쟁력의 레벨이 될 것 같다. 그래서 현재도 GPT도 구독하고, 프로젝트별 프롬프트를 준비하는데 더 딥하게 AI를 써봐야할 것 같다.
둘째로, 내 도메인을 좀 더 발전시키고 싶다. 회사생활을 하며 2번 정도 이상 그 요청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할때마다, 팀이 터져서 어쩔 수 없이 이동하지는 못했다. 내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책임감이기에 그 책임을 위해 이 일을 진행했지만, 이 책임이 내 삶과 주변사람에게 맞는게 아닐 수도 있다고도 생각한다. 올해는 어떻게든 더 나은 도전을 진행하고싶다.
마지막으로, 개인 공부와 프로젝트를 병행하는 것이다. 희망퇴직을 겪으면서 많이 생각하는 부분은, 나중에 직장이 없어졌을 때, 돈을 어떻게 벌까라는 생각이다. 옛날부터 많이 고민하던 문제이고, 어떻게든 가정을 먹여살리고, 내가 자신감있게 삶을 살려면, 시장에서 혼자 떨어져도 벌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직장인이라는 부품은 언제든 AI나 다른 사람으로 교체할 수 있지만, 사장과 사업체는 그 부품을 교체하는 사람이기에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이다. 행복하게 사는길과 그 길이 다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그 길이 나쁘지않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어른으로서
올해부터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가정일 것같다. 삶이 지나면서 가정이라는 가치가 높은 순위로 올라가고 있다. 삶은 결국 혼자 지낼 수 없고, 마음이 맞는 사람과 등을 맏대고 살아가는 일이라 생각한다. 사람인이 사람 2명이 기대어있어서 "人" 라는 말을 본적이 있는데, 인간으로서 어른으로서 책임을 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년 한해부터 나에게 많이 하는 생각은 "사과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이다.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은 내 개인의 철학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 단단한 철학을 만들되, 본질을 잃지않고 옳음을 지향하는 것이 나에게는 맞는 방법인 것 같다.
올해는 좀 더 자주 회고하고, 책도 더 많이 읽어야겠다. 올해는 다시 60권 이상 읽자. 그리고, 몸이 건강해야 정신이 건강하기에 운동도 더 꾸준하게 하자.
그리고 잘 서있자. 폭풍과 같은 시대에서 서있고, 다른 사람들을 받쳐주려면, 나부터 잘 서있어야한다. 그래야 내 주변사람들이 좋은 일이 가득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